제주 항공 참사 개인적인 의문점
안전불감증의 나라
이런 대형 사고가 세월호 사건 이후로 또 일어 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원인이야 규명을 해야 겠으나 총체적인 시스템 문제 아닌가 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대형 참사는 왜 꼭 자칭 보수 정권에서만 일어나는 건지 의문이긴 하다. 나도 승무원으로 일을 그만둔 지가 일년이 겨우 넘었던 터라 사고를 보면서 남일 같지가 않았다.
나야 뭐 기내 안에서 서비스만 하느라 이륙이나 착륙같은 전반적인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으나 그래도 전세계의 여러 공항을 다니고 비행 시간만 5천 시간이 넘는 터라 어느 정도 이야기를 얹기에는 부족하지 않다고 스스로 생각 한다.
그냥 개인적인 의견이니 한 귀로 듣고 나머지 귀로 흘리면서 듣기를 바라면서 글을 한 번 써보겠다.
일단 기장들과 이야기를 해 보거나 안전 교육을 매년 들을 때마다 다들 하시는 말씀이 비행기 사고는 거의 대부분이 이륙과 착륙 과정에서 그리고 착륙 과정에서 유독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우리가 사례로 배운 걸 봐도 테러 사건이 아니면 거의 다 착륙 과정에서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그래서 착륙을 잘 하는 기장을 우리 회사는 물론 다른 회사도 존경하는 편인데 당연히 착륙을 잘 못 하면 기장으로 평가가 안 좋아 내가 다니던 회사 같은 경우 몇 번의 경고 이후 직급이 강등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랜딩을 잘 못 하는 기장님은 몇 번의 실수 이후 부기장으로 내려 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만큼 비행기 착륙은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자동 항법으로 기장들이 비행 시간 중 놀고 먹는다고 승무원들끼리는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이륙과 착륙을 위해서는 아직도 사람이 필요하고 전자 기기만으로는 비상 상황에 대처할 수 없기에 기장이 꼭 필요하다.
나는 그래도 안전으로는 정평이 난 회사여서 잘 몰랐는데 다른 항공사는 착륙할 때 무사히 하면 승객들이 박수를 친다고 해서 놀랍긴 했다. 우리는 랜딩할 때 조금만 불안해도 승무원들끼리 비행 끝나고 갤리에서 기장 욕을 하기도 했었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내가 운이 좋았구나 싶다.
그만큼 착륙을 잘 해서 정평이 난 회사였고 여기에서 경력을 쌓으면 어지간한 항공사는 경력직으로 다 통과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큰 사고 한 번 없이 그 오랜 기간 운항을 해오던 항공사 였는데 나 역시 10년 가까이 비행하면서 큰 일 없이 잘 마무리했다는 거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특히 어제 제주 항공 사고를 보면서는 더 소름이 돋았는데 저기에 타고 있던 승객과 승무원에 상황에 감정 이입이 되면서 그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었다. 불과 단 몇 분 사이에 자신의 운명이 결정되는 상황에 처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특히 연말에 날씨도 좋은 방콕에 가서 가족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하는데 가족 여행의 끝이 이런 비극이 될 거라고 남은 가족 분들은 상상이나 했을까.
아직 사고 원인 규명은 제대로 시작조차 하지 않아서 말을 하는 게 조금 성급한 일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언론에 보도된 사실 만을 바탕으로 생각을 한 스푼 더해 보자면.
무안 공항이나 기장 탓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외국에서는 왜 무안 공항에 콘크리트 벽을 설치했는지에 대해서 말이 많은데 이건 결과만 놓고 보면 합리적인 추론이긴 하지만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본다. 결론적으로는 왜 비행기가 동체 착륙을 할 수 밖에 없는지를 밝히고 엔진과 랜딩 기어가 왜 안 내려 왔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야만 할 거다.
하지만 콘크리트 벽은 왜 설치했는지에 대한 논의는 필요해 보인다.
외국에서도 왜 공항 벽을 콘크리트 벽으로 했는지에 대해서 말들이 많다고 하던데 나도 보면서 조금 이상하다 싶긴 했다. 수많은 공항을 갔지만 공항 외벽을 콘크리트 벽으로 한 공항은 거의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사고의 원인과 관련이 없고 결과적인 이야기이기에 이로 인해 무한 공항이 비난을 받아서는 안 되지만 사고 원인 규명이 마무리되고 나서 논의가 필요해 보이는 부분이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사고는 이상한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서 원인 규명에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거 같기는 하다. 뉴스에서는 최소 6개월이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1년 가까이 걸릴 게 확실해 보인다. 과거 샌프란시스코 공항 아시아나 사고도 11개월이 걸려서 최종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는 걸 보면 이 사건은 분명히 더 오래 걸릴 거라는 걸 쉽게 예측해 볼 수 있다.
혼자 만의 생각이지만 버드 스트라이크가 원인 중 하나이겠으나 이런 대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에는 조금 힘든 부분이 있고 공항 내에서 버드 스트라이크 사고가 있기는 하였으나 이 정도로 대형 참사로 연결된 적이 거의 없기에 이거 하나만으로도 이러한 사고가 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제주 항공 자체의 정비 결함과 보잉 비행기 자체의 문제가 핵심적인 원인으로 보는 게 맞을 거 같기는 하다.
실제로 우리 나라의 저가 항공사는 정비 관련해서 원래부터 문제가 많았고 대형 항공사에 비해서 정비 시설이 상대적으로 열악할 수 밖에 없다. 정비 역시도 돈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인 데다가 많지 않은 비행기로 촘촘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니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다.
나도 비행기만 100여대가 넘는 대형 항공사에서 일했으나 랜딩하고 나면 공항에서 잠깐 2시간 정도 쉬다가 같은 비행기로 다른 곳으로 날아가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러면서 다들 승무원은 쉬지만 비행기는 쉬지 않는다고 농담 식으로 말했는데 공항에서 채 3시간도 쉬지 못 하는 비행기를 보면서 그 사이에 정비를 다 한다는 게 믿기지 않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딜레이가 되는 경우도 정말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불평을 하면서 이러다가 퇴근 언제 하냐고 했으나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렇게 비행기를 딜레이 시키면서까지 정비를 하는 게 원래는 맞는 거였다는 당연한 생각이 지금에 와서는 들기도 한다.
특히 제주 항공은 정비 관련해서도 말이 많이 나온 항공사이기에 근본적인 개혁이 없이는 승객들이 불안해서 앞으로 제주 항공을 이용할지도 의문이다. 나만 해도 제주 항공에 대해서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이번 사고로 당분간 아니 평생 동안 제주 항공은 안 타야지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기에 그러하다.
그리고 보잉....
다들 알지만 최근 일어난 항공 사고의 대부분이 보잉사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보잉 항공기 탓이 아니라고는 해도 이번 제주 항공 참사 역시 비행기 기종이 보잉 737 이다. 무조건 보잉이문제라고 비난할 수는 없지만 우연도 여러 번이면 필연 아닌가. 이번 사건 역시 보잉과 전혀 무관해 보이지 않다 보니 의심의 눈길이 가는 것 또한 인지상정이다.
비행기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엔진 두 개가 다 안 되더라도 착륙한 사례가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도 있었고 이를 무용담처럼 이야기하는 승무원도 본 기억이 난다. 엔진이 안 된다고 해서 착륙을 못 하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장은 무사히 랜딩을 하도록 교육을 받는다. 그러하기에 버드 스트라이크나 엔진 페일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보다는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 더 큰 이유가 있을 거라고 보는 게 더 합리적이다.
나 역시 지금까지 뉴스 속보로 보도되는 이야기보다는 우리가 몰랐던 숨겨진 진실들이 이 사고에 숨어 있을 거라는 예감이 든다. 특히 비행기 사고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나중에 밝혀지는 게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지금 보도 경쟁이 불어서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건 진실이 아닌 것도 많을 확률이 높아서 오히려 몇 개월이 지나면서 나오는 기사에 더 주목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니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조사 결과를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보자.
섣부른 판단에 상처를 입고 피해를 보는 분들이 분명히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떠한 말도 조심스럽긴 한데 나도 사람인 터라 당분간 비행기를 타는 일은 없을 거라는 예감이 든다. 당장 내년도에 해외를 가려고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년까지는 비행기를 절대 타지 않으리.
그리고 구조되신 두 분은 얼른 쾌차하시기 바라며 돌아가신 분들은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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