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로그 저품질의 지옥

 쫀쫀한 일기 

나는 왜 저품질의 나락에 빠지고 말았나 


내가 네이버 블로그를 처음 시작한 건 20대 중반 대학생 시절이었다.

완전 초창기부터 시작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블로그 산업 자체의 분위기가 좋았을 때 들어온 건 맞다. 나는 대학생이고 돈도 없었기에 취미 생활로 시작한 경우인데 그 당시에도 협찬이나 광고로 블로그 수익이 월 천만원이 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지금의 물가와 비교해 보면 최소 블로그로만 2-3천만원 이상 벌던 분들이 많았다는 말이다. 

지금이야 

블로그 후기가 다 돈 받고 입 터는 일이라는 걸 아는 사람들이 많으나 그 당시만 해도 블로그 후기가 진정성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고 그로 인해 기업들과 블로거들의 협업은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상태였고 당연히 돈을 많이 버는 소수의 블로거들도 많이 나왔다.

나는 그 정도는 아니었으나 

블로그로 월세와 용돈 정도는 벌었다. 

그렇게 

블로그를 가볍게 하면서 

취업을 하고 이직을 하면서도 네이버 블로그는 꾸준히 유지해 왔으나 코로나 직격탄을 맞이하여 무급 휴가로 회사를 쉬던 중 네이버는 갑자기 인플루언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는 걸 들었다. 유튜브로 유명 블로거들이 대거 이탈하자 결국 크리에이터를 붙잡아 두는 건 돈 뿐이라는 걸 네이버가 늦게나마 깨닫고 돈을 뿌리기 시작한 건데 공표는 2018년에 했지만 본격적으로 돈을 뿌린 건 2020년이라서 네이버 답게 어이없을 정도로 늦기는 했다.

그래도 

나는 이 여세를 이어 받아 2022년도부터 대기업 월급 이상의 돈을 블로그를 통해 벌어 들일 수 있었다. 처음에는 한 달에 20만원 정도로 시작해서 다음 달에는 30만원 이런 식으로 늘어 가다가 일이년이 지나자 한 달에 수백만원에서 천만원이 넘는 수익을 기록할 정도가 되었다.

이렇게 기쁜 것도 잠시 

청천벽력같은 일이 벌어진다. 

갑자기 내가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가 저품질의 나락에 빠진 거다. 이걸 내가 알아낸 것도 아니고 다른 블로거 분들이 댓글로 알려 주셔서 알게 되었다는 점이 충격이다. 저품질 블로그를 판별하는 블덱스라는 곳에서 확인해 보니 나의 블로그 지수는 그야말로 바닥이었고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내 블로그는 그 어디에도 노출이 되지 않았다.

과거에는 거의 첫 페이지에 무조건 뜨곤 하던 

내 블로그가 이제는 검색 결과에서 자취를 감추어 버린 거다.

그것도 하루 아침에 말이다. 

어안이 벙벙하고 충격을 받은 나는 잠을 이루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이미 회사를 떠난 상태인 데다가 마침 그 즈음 애드포스트 수익 만으로 매달 천만원에 가까운 돈을 벌고 있었기에 이렇게나 빨리 망하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이후에도 일년 가까이는 매달 천만원이 넘는 수익을 낼 수가 있었다는 게 지금 생각해 봐도 기적이 아닐 수 없다. 

검색으로 노출이 안 되니 인플루언서라는 권력을 이용하여 네이버 메인 홈 화면에 노출이 되는 글을 많이 썼고 다행히 노출이 잘 되면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다시 일년 뒤에 네이버 어플 메인 홈 화면에서도 노출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고 네이버 블로그를 아예 떠나기로 결심한다. 

게다가 

나는 내가 무언가 잘못 해서 블로그 저품질이 걸린 거라고 생각했는데 네이버 내부자와 친한 분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네이버에서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블로그들을 견제하기 위해 일부러 저품질로 유도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아주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동안의 의심이 확신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흔하게 저품질에 걸릴 만한 일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돈을 받고 글을 쓴 적도 거의 없고 건드리면 안 되는 키워드를 건드린 적도 없고 블로그 기자단이나 블로그 대여도 한 번을 한 적이 없었다. 그야말로 납득이 안 되는 이유로 하루 아침에 저품질에 빠진 건데 이런 식이면 잘 운영하던 블로그도 한 순간에 나락이 갈 수 있는 거라는 생각에 네이버 자체를 신뢰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또한 

나의 이런 의심을 확신하게 된 계기는 그로부터 다시 1년 뒤에 다른 유명 인플루언서 블로거들도 저품질의 나락으로 빠진 걸 알게 된 이후였다. 웃긴 건 이들은 나처럼 나락으로 간 건 아니고 지수가 조금 하락한 정도인데 공통점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누가 봐도 네이버에서 의도적으로 지수를 조절한 거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 분들 역시 달마다 애드포스트로만 천만원 이상씩을 벌어가시는 분들이었다. 한 마디로 고수익 애드포스트 블로거였다는 점이 나와 비슷한 걸 제외하면 이 분들 역시 딱히 저품질에 걸릴 만한 일을 하신 건 아니었다. 

이렇게나 

큰 대기업이 이렇게까지 양아치 짓을 한다는 걸 믿기 어려웠고 그 이야기를 듣고 1년 동안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라며 후회하고 자신을 자책하던 나에게 미안할 정도였다. 지금도 네이버가 블로그 자체를 하기에는 모든 조건이 더 좋기는 하지만 애드포스트 단가가 구글 애드센스에 비해서 여전히 너무 낮고 이렇게 자기 마음대로 저품질 가지고 장난질을 할 거라면 미래를 장담하기가 불투명해서 나는 수익이 당분간 없더라도 네이버 플랫폼에서는 다시는 무언가를 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렇게 

작년 9월 초부터 네이버 블로그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그 동안 3-4년간을 블로그 빌드업을 한다고 하루도 쉬지 못 하고 달려 왔는데 조금 지친 터라 잘 되었다 싶어서 2024년은 말 그대로 푹 쉬었다. 호주 여행도 다녀오고 마지막으로 네이버 블로그 강의도 하면서 마무리를 지었다. 그러면서 네이버 블로그를 다시 하지 않겠다는 나의 마음은 더 굳건해지고 있다. 

그리고 

그 동안 긴장하던 게 풀린 건지 아니면 원래 건강이 안 좋았던 건지 갑자기 허리 통증이 심각해진 터라 작년 연말부터는 허리 통증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구글 블로그도 열심히 하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처럼 일간 방문자수가 몇십만을 달성하는 건 어려울 지 모르지만 구글 애드센스는 일방문자가 5천명만 넘어도 대기업 월급 정도는 나온다고 들어서 오히려 장기적으로 생각해 보면 구글 애드센스가 더 미래가 있어 보여서 마음을 쉽게 정할 수 있었다. 

인플루언서 시스템같은 거지같은 개노가다 없이도 많지 않은 돈이지만 안정적으로 돈을 버는 구글 애드센스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내 노하우와 경험으로 네이버 블로그를 처음부터 다시해도 어느 정도 수익화를 이룰 수 있긴 하지만 이미 신뢰가 바닥이 난 상태에서 다시 네이버만 좋은 일을 해주기는 죽기보다 싫었다. 

더 화가 나는 건

네이버 블로그 저품질 이후 거의 1년이 넘는 기간 동안을 불안해 하고 걱정하면서 살아 왔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오히려 네이버의 진실을 알게 되고는 오히려 홀가분하다. 이제는 큰 욕심 안 바라고 꾸준하게 글 쓰면서 나만의 데이터와 경험을 쌓아 나가야 겠다. 

고진감래라고 하지 않았던가.

1년이 넘게 고생한 나에게도 봄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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