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아도 코스트코 자주 갑니다

 쫀쫀한 세상 이야기 

혼자 사는 주제에 나는 왜 코스트코에 그리 자주 가는 걸까

나는 1인 가구다. 

하지만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한 게 바로 코스트코 등록이다. 

나도 처음에는 과연 코스트코에 생각만큼 자주 갈까라는 생각이 분명 있었다. 다른 마트와는 달리 연간 회원권을 구입해야 하며 비록 4만원도 안 되는 돈이긴 하지만 물건 사러 가면서 회원 가입을 해야 되는 게 조금 웃기다는 생각마저 있었다. 물론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4만원도 안 되는 회원권 가격은 조금 말이 안 될 정도로 저렴하긴 하다.

호주에서 잠깐 한국에 들어온 나의 지인은 코스트코 코리아 회원권 가격을 듣고 너무 싸다며 좋아했다. 하지만 한국 물가를 생각하면 지금의 가격이 적당하긴 하다. 호주와 미국의 물가를 한국과 비교하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다들 주지하다시피 코스트코는 전세계 어디에서도 잘 나간다. 

유독 한국에서 인기가 제일 많은 거 같지만 코스트코는 전세계 지점이 다들 괜찮은 매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창고형 매장이 이 정도로 성공할 줄은 그 누구도 몰랐을 테다. 게다가 유통업이라는 게 원래 따라하기도 쉽고 흉내내기도 어렵지 않은데 신기할 정도로 코스트코는 전세계 어디에도 대항마가 별로 없다.

국내에서도 신세계에서 만든 트레이더스가 있는데 생각만큼 반향이 있지는 않았다. 

이건 아마도 예상보다 코스트코의 경영 노하우가 강력하다는 반증이다. 나도 두 군데 모두 방문해 보았는데 어딘가 비슷하긴 하지만 확실히 코스트코가 더 괜찮다. 이건 뭐 매출액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혼자 살면서 과연 코스트코에서 살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코스트코를 돌아다니다 보면 혼자 살아도 살만한 물건들이 정말 많다. 특히 요즘은 많은 대용량 물건들이 1인분씩 소분해서 포장이 되어 있기에 유통기한만 적당하다면 대용량 물건도 1인 가구에게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게다가 의외로 세일도 많이 한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코스트코 세일 관련 제품을 매일 업데이트하는 계정을 하나 팔로우 해두면 해당 기간 동안 어떠한 물건들이 할인에 들어가는지도 바로바로 알 수 있다. 게다가 내 손으로 옮기기 어려운 물건들은 온라인 앱을 통해 구입하면 된다. 온라인 쇼핑앱도 의외로 잘 되어 있어서 차가 없거나 옮기가 무거운 제품들은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면 크게 무리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가는 지점은 평일 주말 할 거 없이 사람이 항상 많다. 

보통 마트는 주말에 사람이 몰리는 게 정상이며 다른 마트를 가보면 평일 오전이나 오후에는 사람이 너무 없어서 민망할 정도인데 코스트코는 평일 주말 할 거 없이 사람이 항상 많다. 게다가 요즘 마트에서 공격적으로 도입하는 무인 계산 시스템이 전혀 없다. 사실 젊은 사람들에게는 무인 시스템이 편하지만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이런 시스템이 다소 불편하다. 

도와주는 직원이 항상 대기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람이 직접 계산해 주는 것보다는 불편할 수 밖에 없다. 기업 입장에서야 인건비를 줄이고 싶은 마음이야 십분 이해하지만 이런 식이면 나이 든 사람은 불편해서 마트에 가는 게 다소 꺼려진다.

그런 의미에서 코스트코는 조금 기다리긴 하지만 계산 과정을 다 사람이 하는 시스템이어서 더 마음에 든다. 그래서 그런지 나이가 조금 있으신 어른들이 더 많이 보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코스트코의 가장 큰 장점으로 물건을 고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들고 싶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내가 만약 냉동 만두를 하나 사 먹고 싶어서 온라인 쇼핑 앱을 열면 유명한 브랜드 부터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까지 수십 가지의 냉동 만두 상품이 나열이 된다. 당연하게도 선택의 폭이 넓은 건 좋으나 도대체 무슨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감조차 안 온다. 차라리 브랜드가 많지 않으면 그 중에서 선호하는 브랜드 하나를 고르면 그만이지만 브랜드 종류가 너무 많다 보니 무얼 선택해야 하는지 정보가 없으면 알길이 없다. 

하지만 코스트코는 이런 선택 장애에서 우유부단한 소비자들을 해방시켜 준다. 

적으면 하나 그리고 많아도 두 세개 안의 브랜드 안에서만 구입을 고민하면 된다. 그리고 대게는 하나의 제품당 하나의 브랜드만 있기에 고민할 필요조차 없다. 나는 사실 이게 코스트코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어차피 제품의 질이라는 건 다 거기서 거기인데 코스트코에서 자신들만의 기준으로 제품의 질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을 한 제품들만 입점이 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크게 실패할 확률이 없다. 그리고 대부분의 제품들은 거의 다 만족스럽다. 나는 환불하는 걸 귀찮아 하는 성격이긴 하지만서도 그래도 아직까지 한 번도 코스트코에서 환불을 해 본 역사가 없다. 

그리고 판촉을 하거나 부담을 주는 직원이 없기에 매장을 구경하러 자주 들르게 되며 그럴 때마다 뭐라도 하나씩 사오게 된다. 

주변에서는 혼자 살면서 무슨 코스트코냐고 할지 모르지만 나는 오히려 혼자 살면 코스트코가 더욱 괜찮은 대안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고민할 시간을 줄여주고 의외로 할인도 많이 하면서 소분 포장도 잘 되어 있기에 구입할 때마다 부담이 없다. 

솔직하게 말하면 이마트나 롯데마트도 본인들만의 장기를 발휘해서 마트만의 매력을 발산해서 온라인 쇼핑에 분명히 대응을 할 수 있을 만한 역량이 있는데 아직까지도 그렇게 하지 못 하는 게 항상 안타깝다. 

마트는 가격만 싸다고 무조건 사람이 몰리는 건 아니다.

가격을 후려친다고 해서 마트의 미래가 밝을 거라고 기대하는 건 굉장히 근시안적인 전략이다. 현재 불경기로 인해 마트마다 저가 마케팅을 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저렴한 제품들이 많기는 한데 그 사이에서 마트만의 매력을 잃고 방황하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다. 

마트는 온라인보다 비싸지만 구경하는 맛이 있어야 한다.

마치 코스트코를 심심해서 가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 나라의 유통업체들은 어떻게 하면 오프라인 공간을 지혜롭게 활용할지부터 고민을 해봐야 한다. 마트는 과거부터 구경하는 맛인데 그걸 잊고 경쟁 자체가 안 되는 온라인 몰과 다분히 소모적인 저가 경쟁을 펼치는 거 부터가 너무나 한숨이 나온다. 

코스트코가 잘 된다고 코스트코처럼 하면 결국 코스트코 아류밖에 될 수 없다.

최근 들어 다이소가 떡상하고 있는데 다이소가 저렴하기만 해서 사람들이 몰리는 건 절대 아니다. 가성비가 좋은 제품이기도 하지만 다이소는 분명히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가끔 비슷한 물건들은 온라인보다 저렴하지도 않은데 다이소에서 결국 사게 만드는 힘이 있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코스트코와 다이소를 철저하게 공부해서 불경기 시대에도 살아 남을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5년 안에 사라질 수도 있다. 

우리 나라도 불경기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면 금융 위기처럼 많은 기업들이 문을 닫을 거라고 본다. 절대로 망하지 않을 거 같은 대기업들도 아마 먼지처럼 사라질 날이 머지 않았다. 지점이 많은 이마트나 롯데마트는 외국의 인기 슈퍼마켓을 벤치 마킹해서 마트라는 공간 자체를 흥미롭게 꾸밀 수 있는 여지가 분명 있을텐데 여전히 헛발질하는 거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최근에 이마트를 가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자원은 많지만 활용을 참 못 한다는 느낌을 가지게 만든다. 가도 살 게 없다. 비싸서 라기 보다는 사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코스트코 물건이 과연 마트보다 싸서 잘 되는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적당한 가겨의 제품을 소수로만 들여와서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거 자체가 코스트코의 성공 전략이다. 

이걸 과연 따라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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