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믿고 의지하는 존재가 아니다
쫀쫀한 세상 이야기
회사는 언제든지 나를 버릴 수 있다
내가 회사다운 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인턴부터 따진다면
총 3개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인턴으로 일하게 된 대기업 계열사인 L사 홈쇼핑
이후 정직원으로 채용이 되었으나
끝내 입사는 고사했다.
그 당시에도 대기업 입사는 힘들었으나
그래도 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 다음 번에 학업을 마치고 다시 도전해 입사한 기업은 역시나 대기업 계열사인
S사 커뮤니케이션즈
여기는 그래도 1년이 넘게 다니다가
회사가 망조가 들어 미리 나왔다.
마지막으로 내가 몸을 담은 건 10년 가까이 일한
홍콩의 C 항공사.
기간은 상이하지만 그래도 나름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기업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다. 대단한 경력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직장인 정도의 커리어라고 할 만하다. 나도 대학을 졸업하기 전만 해도 아니 졸업한 이후에도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면서 일을 하며 인생을 살아가는 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고는 했다.
그 외의 다른 길은 오직 특수한 사람들만이 갈 수 있는 희소한 길이라고 내 자신을 위로했다. 생각해 보면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다시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거다. 실제로 지금 불경기인 걸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나라에서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한 달에 백만원의 순수익도 남기지 못 한다는 통계 조사가 있다.
차라리
편의점에서 시간제로 일해도 그보다는 많이 벌 건데 그만큼 사장님이라는 소리를 듣는 게 여간 쉬운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나는 승무원 일을 하면서 전세계 여러 나라들을 돌아 보았는데 우리 나라처럼 도심에 상점이 많은 나라가 없다. 우리 나라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도 상점가들이 즐비한데 다른 나라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작은 구멍 가게도 찾기 어렵다.
아무리 도시라고 해도 이 정도로 상점가를 밀집시켜 놓은 건 분명 문제가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는
안정적인 직업이 없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보다 더한 게 중국이라고는 하지만
중국은 많이 알려진 바가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우리나라보다 더 사람을 해고하는 게 쉬운 나라라는 건 알고 있다. 35세만 넘어도 회사에서 남아 있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나이가 35살이면 사실 한창 일할 나이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데 중국은 매년 천만 명이 넘는 대졸자가 취업 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내가 사장이라도 해도 22살 정도의 어린 친구들을 원하지 나이 많은 사람은 내보내고 싶을 거 같다.
그러한 기준에서 보자면 35살은 거의 노인처럼 보일 정도다.
우리 나라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40살이 넘어가면 어느 정도 독립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대기업에게도 불경기의 직격탄이 날아올 올해에는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나가는 사람들이 상상 이상으로 많을 거고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삼성전자 역시 정국이 혼란한 틈을 타서 대규모 구조 조정을 할 거라는 예측을 누구나 할 수 있다.
루머에 의하면
원래 작년 10월 정도에 삼성 역시 대규모 구조 조정을 하려고 했으나 정치권에서 억지로 틀어 막은 거 같은데 이 추세라면 아마 올해 안에는 구조 조정을 하는 대기업들이 많아질 거라고 쉽게 예측해 볼 수 있다.
나는 경제가 극도로 안 좋은 상황에서 구조 조정을 하는 회사를 몇 번 경험해 보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한 번도 직접적으로 퇴사 권고를 받은 적은 없고 태풍이 오기 전과 온 이후 내 발로 회사를 직접 걸어 나왔다.
그래도 주변에서 회사로부터 버림 받은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되었는데 참으로 힘든 경험이기에 뭐라고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힘든 수준인 경우가 많다. 나 역시 이런 저런 회사를 그것도 안정적이라고 내외부에서 자부하는 회사들을 겪고 나서 느낀 점은 아무리 공무원처럼 안정적으로 보이는 회사여도 말단 직원은 태풍 앞에서는 낙엽과도 같은 존재라는 점이다.
나 하나 사라진다고 회사가 망하지는 않고 반대로 말하면 망해가는 회사에서 나 혼자 무언가를 한다고 회사가 다시 살아나는 건 아니다. 실제로 내가 다니던 소셜미디어 회사는 결국 문을 닫았고 최후로 남아 있던 나의 동기 형님은 결국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하셨다고 들었다. 그 분은 마지막까지 회사를 살릴 수 있다고 믿은 사람 중 하나였다.
내가 다니던 홍콩의 항공사 역시 코로나 직격탄을 맞이해서 승무원 중 절반 가까이를 해고했는데 나는 잘린 건 아니었으나 임금 삭감이라는 새로운 계약서에 억지로 사인을 해야만 했다. 사인을 하면서도 내 능력이 이다지도 미천한 게 후회가 되었다.
아마 그때부터일까.
나는 회사라는 존재 자체를 믿지 않게 되었다.
애초에 믿음의 깊이도 얕았지만 회사 안에서 나는 그저 버려도 그만 안 버려도 그만인 존재라는 걸 두 번의 지독한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보통 보면 회사는 나를 절대 안 버릴 거라고 착각을 하면서 회사를 다니시는 분들이 한국에도 많던데 아무리 대단해 보이는 기업도 거대한 파도 앞에서 제일 먼저 자르는 건 힘 없는 말단 직원들이다.
나는 우리 나라 언론도 참 문제라고 보는 사람 중 하나다.
우리 나라 언론들은 대기업이나 은행에서 사람을 자르면 퇴직금을 받고 나가는 운 좋은 사람이라는 논조로 기사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무슨 로또라도 맞은 사람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기업에서 나가는 사람들의 연봉이 억대에 가까운 걸 생각해 보면 수억원의 퇴직금이 노후를 보장해 줄 거라는 기대는 허상에 가깝다.
거의 대부분은 이 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망하기가 일쑤이며 사업을 한다고 하다가 돈을 날리는 경우도 많고 큰 돈이 들어오면 사기꾼들도 많이 들러 붙어서 제대로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아무리 대기업이라고는 해도 퇴직금은 받고 나가는 사람들은 운이 좋은 사람들이 아니라 그저 버려진 사람들이다.
그들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건 학벌이 조금 더 좋을 뿐이고
안 좋은 의미로 고생을 전혀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거다.
인공 지능 시대에서 무슨 일을 하며 먹고 살아야 할지는 모두가 의문을 가지는 지점인데 나는 그래도 10년 동안은 무슨 일을 해도 인간이 먹고 살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 문제라면 10년이나 20년 뒤에는 정말 장담하기가 어렵다는 점인데 이런 상황에서 전세계적으로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하는 현상이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시대에 과연 우리들은 무얼 하고 먹고 살아야 할까를 걱정하는 건 시간 낭비다.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좋다. 아니 적어도 회사 안에서 내가 항상 안전할 거라는 착각만큼은 버리는 게 좋다.
주변을 봐도 결국 성공하는 사람은
회사가 아니어도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모두가 다 그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안정적인 시기에 미리 준비를 해서 나쁠 건 없다.
인생은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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